등잔
심지를 조금 내려야겠습니다.
내가 밝힐 수 있는 만큼의 빛이 있는데
심지만 뽑아 올려 불울 더욱 밝히려 하다가
그을음만 내는 것은
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요.
잠깐 더 태우며 빛을 낸들 무엇하리오.
욕심으로 타는 연기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데
결국은 심지만 못쓰게 되고 마는 것을요.
들기름 콩기름을 더 많이 넣지 않아서
방안 하나 겨우 비추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.
내 등잔이 이 정도 담으면
넉넉하기 때문입니다.
넘치면 나를 태우고
소나무 등잔대도 쓰러트리고
창호지와 문설주도 불사르기 때문입니다.
욕심 내지 않으면
은은히 밝은 내 마음의 등잔이여!
분에 넘치지 않으면
좋은 책 한 권 거뜬히 읽어내는
따뜻한 마음의 빛입니다.
'♧`°친구들함께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나를 미소짓게 한 당신 (0) | 2012.11.04 |
|---|---|
| 꿈... (0) | 2012.11.04 |
|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(0) | 2012.10.27 |
| 누군가를 위한 기도 (0) | 2012.09.02 |
| 내 마음은 내가 (0) | 2012.09.02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