♧`°사랑감동글

제야(除夜)/松河 이종구

봄날 아침에.. 2012. 11. 18. 22:30

 

(除夜)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松河 이종구-

 

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
흰 눈 덮인 나목(裸木) 숲으로

얼어붙은 마음 붙안은 채

당신과 내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
 

허허 벌판 이승의 외딴집

말들은 구유 속 은혜의 마른풀을 씹고

슬픔이 차갑게 빛나는 어둠 속으로

당신과 내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
 

바람 찬 세모(歲暮)의 저녁 길

山들마저 쓰러져 눕고

차디찬 세상을 우리가 달릴 때

억만 기억의 눈발은 쌓이나니…

 

그대여 오라

노을 빛 곱게 밀리는 시간에

외롭게 살다 갈지라도

아- 부끄럼 많은 세월은 흘러

우리의 사랑도 흘러

당신과 나의 가슴속

천년 녹슨 근심이 종소리에 울고 있나니

망각의 눈발은 쌓이나니…

 

지금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
은은한 밤의 정적 속으로

숨어드는 별빛같이….

잊혀지는 슬픔같이….

 

 

바이올린 소나타 No.12 in D minor. op.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