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야(除夜)
-松河 이종구-
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흰 눈 덮인 나목(裸木) 숲으로
얼어붙은 마음 붙안은 채
당신과 내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허허 벌판 이승의 외딴집
말들은 구유 속 은혜의 마른풀을 씹고
슬픔이 차갑게 빛나는 어둠 속으로
당신과 내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바람 찬 세모(歲暮)의 저녁 길
山들마저 쓰러져 눕고
차디찬 세상을 우리가 달릴 때
억만 기억의 눈발은 쌓이나니…
그대여 오라
노을 빛 곱게 밀리는 시간에
외롭게 살다 갈지라도
아- 부끄럼 많은 세월은 흘러
우리의 사랑도 흘러
당신과 나의 가슴속
천년 녹슨 근심이 종소리에 울고 있나니
망각의 눈발은 쌓이나니…
지금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.
은은한 밤의 정적 속으로
숨어드는 별빛같이….
잊혀지는 슬픔같이….
바이올린 소나타 No.12 in D minor. op.5
'♧`°사랑감동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개울가에서 (0) | 2012.11.20 |
|---|---|
|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(0) | 2012.11.20 |
|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(0) | 2012.11.18 |
| 그리운 이와 차 한잔 / 詩 / 윤향 이신옥 (0) | 2012.11.17 |
| 저무는 꽃잎 (0) | 2012.11.10 |